유전자 암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다 [인터뷰] 정종훈 서울대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교수

작성자ScienceTimes 작성일2014/10/14 조회수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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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나노기술을 이용해 선택적으로 암 세포를 사멸 하거나 다양한 약물로 표적치료를 구현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 되는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 치료를 통해 암치료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목을 받고 있다.


정종훈 서울대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교수팀이 비타민 B6 결합 핵산 전달체(VBPEA)와 암관 련 유전자 발현을 억제할 수 있는 siSHMT1의 전달을 이용한 암치료제를 개발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그 성과를 인정받아 생체재료 및 생명공학 분야의 권위지인 ‘바이오머트리얼즈 (Biomaterials)’ 지 온라인판에 게재되기도 했다.


유전자 치료, 새로운 단백질 발현 유도 유전자치료란 치료 핵산을 체내의 원하는 장기로 전달해 세포 내에서 새로운 단백질이 발현 되도록 유도, 이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완전히 새로운 단백질이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만큼 암치료법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는 요즘 매우 중요한 기술로인식되고 있다.


정종훈 교수팀은 비타민 B6가 세포의 생장이나 증식에 필요한 DNA 생합성을 포함한 다양한 세포 대사 에 작용하는 것에 착안해 해당 연구를 진행했다. 비타민 B6와 폴리에스트 이민을 결합해 생체적합적이 고 높은 유전자 전달 효능을 갖고 있는 비바이러스성 핵산전달체(VBPEA)를 개발한 것이다. 주로 바이러스를 유전자 전달체로 사용한 기존 연구에 비하면 이는 매우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정종훈 교수팀은 비바이러스성 핵산전달체를 사용함으로써 독성을 거의 배제시켰을 뿐 아니라 유전자 전달효율을 45% 가량 높일 수 있었다.


“유전자 치료 연구를 진행할 때 유전자 전달체로 보통 바이러스벡터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것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저희 연구팀은 비바이러스성 핵산전달체를 개발했습니다. 특히 암세포가 증식할 때 비타민 B6 를 많이 필요로 합니다. 때문에 해당 전달체에 비타민 B6를 결합하고 siSHMT 유전자를 이용해 암세포의 DNA 합성을 막도록 했습니다. 즉,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암치료제라고 할 수 있는 셈이죠.”


연구팀은 암세포가 일반 성체 세포에 비해 세포의 성장 및 증식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에 착안, 직접 개발한 비타민 B6 결합 핵산 전달체를 이용해 암 발생 및 진행 작용에 관련된 세린하이드록시메틸전이효소(SHMT1)에 대한 siRNA(small interfering RNA)를 암세포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암세포의 높은 세포사멸 및 세포증식을 억제시킬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암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할 수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비바이러스성 핵산전달체 복합체인 ‘VBPEA DNA’는 폐암 암세포인 ‘A549 세포’와 ‘헬라(HeLa) 세포’ 및 간암세포인 ‘HepG2’ 세포주에서 98% 이상의 생존율을 보였다. 비교군인 타 비바이러스성 복합체 ‘PEA DNA’ 가 85% 내지 90%의 생존율을 보이고 ‘PEI25k DNA’ 복합체가 70%의 생존율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며 비타민 B6 결합 핵산전달체(VBPEA)의 형질전환 효율을 조사하기 위해 다양한 세포주(A549 세포, HeLa 세포, HepG2 세포)에서 다양한 몰비를 만들어봤습니다. 비타민 B6 결합 핵산전달체(VBPEA)와 DNA를 반응시켜 유전자 전달 복합체(VBPEA DNA)를 형성한 후 이들의 형질전환 효율을 루시퍼라제(luciferase) 활성 분석을 통해 조사했죠. 루시퍼라제란 발광효소를 의미합니다. 생물체가 빛을 내는 데 관여하는 효소라고 할 수 있죠. 활성을분석한 결과 DNA와 비타민 B6 결합 핵산전달체(VBPEA)의 몰비를 다양하게 처리했을 때 1:10 내지 1:40까지의 모든 몰비에서 비슷한 수준의 높은 형질전환 효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비교군으로 사용된 ‘PEI25K’ 처리군은 몰비가 증가함에 따라 유전자 전달 효율이 급격히 감소했지만 그에 비해 저희팀이 연구한 유전자 전달복합체는 몰비와 상관없이 일정하게 높은 형질전환 효율을 유지했습니다.”


뿐만이 아니다. 혈청의 존재 하에서도 형질전환 효율이 급격히 감소한 PEI25K 처리군에 비해 VBPEA 처리군은 안정적으로 높은 형질전환 효율을 유지했다. 시험관 내 형질도입 효율 측정 에서도 ‘PEA DNA’ 복합체는 30% 내지 35%, ‘PEI25k DNA’ 복합체는 10% 내지 13%의 형질전환 효율을 갖는 반면 ‘VBPEA DNA’ 복합체는 40% 내지 45%의 형질전환 효율을 보였다.


“핵산전달체의 생체내 분포 분석실험을 진행한 결과 가장 높은 루시퍼라제 활성을 보이는 것은 췌장이었습니다. 루시퍼라제 활성을 보인다는 것은 핵산전달체가 암세포 속으로 많이 들어가 암세포를 사멸하고 증식을 억제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췌장암 치료에서 가장 두드러진 효과를 보인다고 할 수 있는 셈이죠. 췌장암 이외에는 폐와 뇌, 간 및 신장 순으로 루시퍼라제 활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낮은 활성을 보이는 것은 심장이었습니다. 세포흡수는 특히 일반적으로 의약의 출입이 제한 돼 형질전환된 유전자의 발현 수준이 낮은 간, 폐및 뇌에서 비타민 B6에 의하여 촉진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비바이러스 벡터로 암치료제 만들고 싶어비타민 B6 결합 핵산 전달체(VBPEA) 및 암관련 유전자 발현을 억제할 수 있는 siSHMT1의 전달을 이용한 암치료 (동물실험). 전달복합체 투여 후 약 30일 후 종양의 크기가 50% 이상 감소됨을 확인했다. 비처리군에 비해서는 약 10% 수준의 크기다. 


“암 치료에 있어 유전자치료가 매우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지만 그동안 독성이 적고 유전자 전달효율이 높은 비바이러스성 핵산 전달체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해당 연구는 활성화 되지 못했습니다. 저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타민 B6와 폴리에스터아민을 결합한 핵산전달체를개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정종훈 교수에 따르면 비타민 B6는 세포의 생장이나 증식에 필요한 DNA 생합성을 포함, 다양한 세포 대사에 작용하는 조효소로써 세포막에 존재하는 VB6 수송체에 의해서 촉진이 확산돼 세포 내로 유입된다.


특히 암세포는 생장 및 증식이 활발하게 일어나 일반 성체 세포에 비해 비타민 B6를 다량으로 요구하는 특징이 있는데 정종훈 교수팀의 이번 연구에서 비타민 B6와 폴리에스터 아민을 결합한 핵산 전달체를 개발할 수 있었다. 세포막에 존재하는 비타민 B6 수용체를 이용해 유전자와 상기 전달체를 결합한 복합체의 세포막 접근성을 증대시킴으로써 정 교수팀은 높은 형질전환 효율을 나타내는 유전자 전달체를 개발할 수 있었다.


정종훈 교수가 이번 연구를 진행한 것은 바이러스를 대신할 비바이러스 벡터를 개발해 유전자 암치료제를 개발하기 원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독성이 적고 형질전환 효율이 높은 핵산전달체를 제작할 필요가 있었다. 연구를 거듭 진행함으로써 정종훈 교수는 세포 생장이나 증식에 필요한 DNA 생합성을 포함한 다양한 세포 대사에 작용하는 조효소인 비타민 B6를 해당 전달체에 결합했다. 이를 통해 정 교수팀은 형질전환 효율을 약 45% 수준으로 높일 수 있었고 결국 이 전달체에 siRNA를 결합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암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게된 것이다.


해당 연구로 개발된 치료제는 경구 또는 비경구로 투여가 가능하다. 구강과 정맥내, 근육내, 동맥내, 골수내, 심장내 또는 국소 투여할 수 있으며 정종훈 교수는 이와 같은 임상 투여를 위해 각각 적합한 제형으로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약 4년의 기간이 소요된 연구. 어렵게 개발에 성공한 연구인 만큼 앞으로 많은 파급효과를 가질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정 교수는 “해당 유전자 암치료제로 췌장암과 위암, 폐암, 간암등의 모든 암을 치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개발된 연구가 다양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저희팀의 이번 연구는 PEA에 비타민 B6를 결합해 독성이 낮고 형질전환 효율이 높은 비바이러스성 핵산전달체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전달체에 siRNA를 결합해 암세포의 세포사멸과 세포증식을 억제시킬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는 성과죠. 이 치료제로 30일 후 암세포 크기는 50% 이하로 줄어 들었고 비교군에 비해서는 약10%로 줄어 들었습니다. 앞으로 각각의 동물모델을 개발해 해당 유전자 암치료제를 적용해 보고자 합니다.


식약청 허가를 받아 임상실험을 함으로써 모든 암을 정복할 수 있는 유전자 암치료제를 개발해 상품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